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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박초풍 날   자   2002년 10월 22일 21시 06분
제   목   이삭호 이야기 22호
이삭호에서 보내 온 메일입니다.
지난번 이삭호 소식 20호 소식을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소식은 전하지 않기로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나시면 후배들을 위하여 간간히 소식을 보내 주시고 있습니다. 억지로 번호를 붙인다면 이삭호 소식 22번이 되는 셈입니다. 군데군데 개인적인 서신이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요트인들에게 도움이 되니 그대로 올림니다.

박 초풍씨 안녕하시오.

부산 소식도 고맙고 또 홈 피 가 갈수록 활성화되는군요. 이제 기본은 자리가 잡힌 거 같네요. 간단히 크릭해서 들어가 보는 건 쉽지만 그걸 관리하는 노력이 엄청 날거 같군요. 하여간 그런 식으로 꾸준히 해 나가면 반듯이 좋은 결과가 있겠지요.
그리고 쌍돛대 스쿠너를 산다고 하면서 코리아나 와는 다른 범장처럼 운을 뛰었는데, 그럼 횡범이 달린 범선을 얘기하는 겁니까 ? 전에 잡지에서 앞 마스트에는 횡범을 뒷 마스트에는 종범을 단 50휘트급의 배를 본 기억이 있는데 혹시 그런 타입 ? 그렇다면 정말 끝내주는거 아닙니까. 하여간 기대합니다. 근데 횡범을 다루려면 전문적인 말 그대로 프로훼셔널한 고정 크루가 2명 정도는 필요치 않겠어요.
이곳은 이제 바람이 SW 몬슨에서 NE 몬슨으로 넘어가는 중이라 아침저녁 바람 방향이 달라요. 그래도 날씨는 한국 가을처럼 청명합니다. 이제 바닷물도 맑아지고 해파리도 많이 줄어들었어요. 슬슬 스킨다이빙 다니기 좋을 때가 되갑니다. 여름 더위를 피해 고향으로 갔던 요티들도 하나 둘 돌아오고 있어요. 놀웨이안 부부가 다녀갔고 일본 요트 Rikimaru가 도착해 있어요. 오늘 아침에는 54피트가 넘어 보이는 독일국기를 단 대형 카타마란이 앵커하자마자 골아 떨어져 자는 모양입니다. 근데 마스트 높이가 LOA와 1:1도 안되는거 같아요. 게다가 마스트가 아주 가늘어 좀 언밸런스 하게 보입니다. 독일사람 특유의 근성으로 안전위주의 항해를 하려 그랬는지, Dismast 되어(오바다 상의 경험으로 카타마란이 힐이 안되어 dismast 위험이 높다는 얘기가 있었잖아요) 적당히 급조교체 한 건지 모르겠네요. 이제 새로운 요트가 몇 척 더 올 거고 그럼 그간 있던 또 몇 척의 요트가 떠나게 되겠지요. 그래 요즘에는 서로 만나면 다음 출항계획에 대해 서로 물어보는게 일입니다. 언제쯤, 어느 방향으로 떠날 거냐, 자기는 계획이 이런데 어떻게 생각 하냐 뭐 이런 얘기들입니다. 이곳에서 한국요트는 처음 보는 외국요티들에게 혹시나 좋지 않은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 덕인지, 요즘 만나는 친구마다 자기와 같이 여행하자고 제안들을 해 옵니다. 나같이 경험이 적은 입장에선 베터랑 뒤를 살살 따라가면 되니까 아주 좋은 일이지요. 그래 오히려 다음 항해계획이 자꾸 왔다 갔다 갈팡질팡 하는 중입니다. 나야 막연한 무계획의 항해자니 좀 더 여러 사람의 의견들을 종합해 봐야 겠어요.
그리고 전에 얘기한 86세의 핵켈 영감님 있지 않습니까. 아직 하와이나 샌프란시스코 어느곳도 도착 못했어요. 그 아들이 멜을 보내왔는데 이번 미 해안경비대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수색작업을 하며 난리를 치는 바람에 소문이 나서 이제는 미국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답니다. Latitude38 이라는 미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발행부수가 많은 잡지(용지도 싼 일반 갱지를 사용하며 컬러 화보 같은 것도 없이 저렴하고 내용이 풍부한 잡지 임)에도 내용이 났답니다. 물론 일부 요티들이 의도적으로 메스컴등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현 자본주의 체계에서는 자기 피알이 너무나 당연한거로 인정이 되지만) 그럴 경우 과장과 가식이 따를 가능성이 많아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영감님 같이 자연스럽게 유명해지는거야 누가 뭐라 하겠어요. 하여간 나는 그런 영감님을 첫 기항지에서 만날 수 있었다는게 너무나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부산 아시안 게임의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을 못본게 못내 아쉽지만 어떻게 좋은걸 모두 보겠어요. 욕심을 줄여야지요. 제발 우리나라가 이젠 쓸데없는데 국력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번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폭발사고가 있었지만 이곳 필리핀도 남쪽 민다나오 섬 있는데서는 굉장히 시끄럽습니다. 발리 폭파사건이 보도된 신문에 필리핀 가가얀이란 지역에서 반군과의 교전으로 정부군이 무려 47명이 죽었다는 뉴스도 같이 났어요. 부시 미 대통령이 자기들만 정의이고 자기 편이 아니면 모두 악이라는 멍청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바람에 공연히 여러 곳에서 오히려 더 시끄러워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우리 요티들이야 누가 뭐래도 평화주의자들일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 제발 좀 달라 졌으면 좋겠어요. 부시에게 요트여행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동아프리카 해외현장에서 근무하는 배 은환씨의 멜도 잘 보고있어요. 나도 예전에 요트에 대해 알고 싶은 건 많은데 방법은 없고 하여 애끓던 생각이 많이 나 그냥 있기가 맘에 걸리네요. 특히 그도 노가다이며 같은 노가다 출신으로 자꾸 맘이 쓰입니다. 그래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 조언을 아래에 적을 테니 게시판에 올려 볼 수 있도록 해주면 고맙겠어요.

배 은환씨 반갑습니다.
멀리 아프리카 공사현장에서 외화벌이에 고생이 많으시죠.(가족이 같이 생활하시는지 ?)
본인도 예전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베일 산업항 단지조성공사에 참여했었습니다. 물론 그 바람에 요트에 대해 알게 됐지만 요. 그 당시 호주인 '마이크 루이스'라는 사람이 우리현장의 보조감독 노릇을 하고 있었는데, 정말 인간미가 넘쳐 흐르는 좋은 사람이었어요. 공사도면에 의문이 있어 들고 찾아가면 항상 친절히 잘 설명해주는 바람에 너무 고맙게 생각했는데, 이 사람이 호주에 자작한 콘크리트 요트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면서 한 4-5년 직장 생활하여 돈이 모아지면 요트로 여행을 하다 돈 떨어지면 다시 직장(통조림 공장에서 생선대가리 짜르거부터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생활을 하며 한마디로 완전히 맘을 비우고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나도 세상사는 방법에 이런 방법도 있구나하고 요트에 눈이 띄게 된 겁니다. 그래 그때부터 요트에 관심을 갖게 되어 우선 외국의 요트잡지들과 책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지금의 배 은환씨와 비슷할 겁니다. 그러나 아무리 책을 들여다봐도 뭔소리인지 도대체 모르겠어요. 용어도 생소하고 우리 사전에 나와있는 뜻 가지고는 도대체 해석이 안 되는 겁니다.(한양대학, 인하대학, 동아대학 등의 요트클럽 홈 피에 들어가면-검색엔진에서 요트 단어를 검색하면 됨-요트의 기본인 딩기의 그림 설명부터 각 용어에 대한 해석이 있습니다) 그래 한 6-7년 허송세월 했지요. 여러 가지 잡지를 구독하여 모아 놓은 게 제법 많이 됐는데 결국 모두 쓰레기 통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 본인의 생각으로는 지금 쓸데없이 책을 너무 사지 마세요. 내 생각에는 아무 요트잡지나 한권 정도만 정기구독하세요(일년 구독료가 그렇게 비싸지 않습니다). 요트잡지 종류도 수없이 많은데 www. cruisingworld .com, www. bwsailing .com, www. sails .com, www. oceannavigator .com 등이 미국잡지이고, 저번에 샀다는 영국잡지 Yachting Monthly도 유명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니 구태여 잡지를 여러권 사 볼 필요 없이 이런 웹싸이트에 들어가서 맛보기로 개재된 내용들만 봐도 충분합니다. 그 외 요트부품을 파는 수많은 웹 몰 및 제작업체들의 싸이트에 들어가면 정말 좋은 자료들이 너무 많습니다. 아마 그걸 다 보려면 평생을 봐도 다 못 볼 정도입니다. www.boat-links.com(The mother of all maritime link)에 들어가면 거의 모든 웹 싸이트의 주소를 알 수 있어요. 이런 웹써핑을 하다보면 항해는 실제 하지 않고 주로 잡지나 다른 매체 또는 친구들과의 대화로 상상으로 항해의 기분을 느끼는 Armchair Sailor가 될 수 있지요(어떤 면에서는 더 고단수가 아닐까요). 우선 시간이 나는 대로 웹써핑을 즐기시면서 제일 중요한 건 직접 요트와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겁니다. 저번 멜에 프랑스 요티를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했는데 바로 그 방법입니다. 나도 물론 박 초풍씨도 포함하여 그간 많이 써먹었던 방법입니다. 가끔 수영만에 외국요트가 들어오면 칙사대접하며 한국음식 사주며 뭐 하나라도 알려고 그간 애 많이 썼었어요. 그러다 보면 배도 한번 얻어탈수 있고 그 바람에 요트부품 이름 한 두개 알아내고 그런 식으로 하면 됩니다. 사실 처음에는 요트가 사용하는 줄도 많고 이름들도 이상하며 굉장히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알고나면 그렇게 많은 게 아닙니다. 기본적인 단어가 한 백개 될라나--- 하여간 그 정도야 크게 어려운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식으로 한번 초대하고 그러면 서양사람들 보답으로 자기 배에 잘 초대해요. 그럼 또 몇 개 알아내고 하면 됩니다. 그래 기본적인 게 파악되면 그 다음부터 책을 보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 맘 조급하시지 말고 시간을 갖고 조금씩 개척해 보세요. 사실 보통 일반 사람들은 대부분 그저 친구들 만나 낄낄대며 고스톱이나 치면서 어떻게 하면 저번에 저놈한테 잃은 거 오늘 반까이하나 하고 좋지도 않은 통박을 굴리며 살아가는 걸로 만족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주 생소한 분야인 요트여행이라는(나는 세계일주 소리는 잘 안 합니다) 어떤 목표를 정해 놓고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인생을 살아가면 이 아니 멋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7살된 아들이 있는 모양인데 교육문제를 잘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2-3년 기간으로 한바퀴 후딱 도는 방법도 있겠지만 굉장히 바쁘고 그저 돌았다는데서 의의는 있겠지만 제대로 뭘 알고 보았냐 하면 그건 좀 힘들 겁니다. 물론 각자의 취향과 성격, 환경들이 상이하므로 본인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이지만, 나는 우선 배를 갖추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또 항해공부를(바다 위에서 모든 생활을 다른 사람 도움 없이 해결해야 하므로 생각보다 공부할게 참 많습니다) 해야 하는 등 어느 정도의 준비기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무 서둘지 않기를 바랍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최소한도 아이를 대학입학 시켜 놓은 후(그 정도면 본인이 혼자 생활을 꾸려 나갈 수 있고 또 그런 방법이 아이들 장래 삶에도 도움이 될 것이므로) 항해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그 몇년 전 쯤 자기 배를 하나 갖춰, 주말 시간도 즐기고 항해 준비와 경험을 쌓는 다면 아주 바람직하겠지요. 좀 도움이 될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요트여행은 정말 멋있는 계획은 틀림없어요. 단지 너무 서둘면 낭패를 당하기 쉽습니다.(요트 자체의 조용함, 느긋함, 자유로움과 평화스러움을 생각하세요). 그리고 본인이 수년전 어느 회사의 카타마란을 불란서에서 싱가폴까지 타고 올 기회가 있어서 지중해로 해서 스웨즈 운하를 거쳐 지부티를 들렸었는데 에리뜨리아 마사항은 어디 있는지 영 모르겠네요(혹시 Ismailia 근방 아닌지 ?). 그곳에 요트가 50여척 있다면 배 은환씨는 행운을 만난 겁니다. 우리 한국 수영만 요트장에 가봐야 그 숫자의 절반도 안되니까요. 우선 시간나는대로 외국 요트를 자주 방문해 보세요. 제일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러다 보면 여러 크기의 요트와 서로 다른 범장 형식의 요트에 대한 특성들이 눈에 들어오게 되며, 나의 목적과 실정에 맞는 적절한 배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 시간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럼 근무하시는 현장의 완벽한 Hand Over를 기원하며 이만 줄입니다.

2002 년 10 월 18 일 필리핀 본보논 만에서 이 삭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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